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는 영국 브레드퍼드 출신으로 동시대 현대미술의 세계적인 거장 중 한 사람이다. 86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의 최첨단 기술들을 본인의 작품에 도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해 왔으며 이는 그의 작품세계에 동시대성을 지속적으로 부여해 왔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작가적 배경과 작품의 특징 그리고 최근 개최된 전시 Bigger Closer (not smaller further away)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세계
데이비드 호크니는 영국의 현대미술작가로서 20세기 영국 미술의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 중 한 사람이다. 빛과 에너지로 가득 찬 그의 작품은 재치, 유머, 일상생활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 관객을 감동시킨다. 또한, 그는 새로운 현대 기술의 발전을 예술에 적용하는 시도를 게을리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함으로써 현대미술을 통해 이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호크니는 1937년생으로 런던의 왕립 예술 학교에서 수학하였고 파블로 피카소와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영국의 팝아트 계열의 아티스트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고 함께 활동하며 대중문화의 이미지들을 자신의 작품에 많이 차용하였으나 실제로 팝아트 그룹에 속하지는 않았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1960-70년대 그는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일상을 관찰하고 회화로 표현하는 방식들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호크니는 일상생활의 덧없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화폭에 옮기기를 즐겨했으며, 이를 위해 사진을 사용하였고, 콜라주와 포토몽타주와 같은 기법들도 실험적으로 적용하였다. 그중 우리에게 가장 알려진 작품은 'A Bigger Splash (1967)'이다. 가로 242.5cm, 세로 243.9cm의 대형 스케일로 제작된 본 작품은 로스앤젤레스의 여느 현대식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영장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에 묘사된 텅 빈 수영장에는 누군가가 물에 뛰어들며 만들어 낸 듯한 커다란 물보라만이 시원스레 그려져 있다. 수영장의 밝은 파란색과 대낮의 청명한 하늘색은 이렇듯 본 그림이 자아내는 신선함과 활력을 더욱 증가시킨다. 본 작품의 제목은 잭 하잔의 1973년 영화인 'A Bigger Splash'에서 차용하였으며 1960년대 캘리포니아의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을 새로이 시작하는 작가의 벅차오름이 표현된 듯하다.
도전하는 예술가 호크니
위의 단락에서도 간단히 언급했듯이 데이비드 호크니는 끊임없는 도전과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현대미술의 동시대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이 대표적인 예가 그가 2020년도에 본격적으로 진행했던 아이패드 그림 시리즈이다. 지난 코비드19 판데믹 기간에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던 작가는 그곳의 아름다운 전원풍경을 아이패드에 담아 작업하였다. 그곳의 사계절이 자아내는 아름다운 빛과 색상의 변화들을 마치 투명한 페인트 층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기법으로 표현해 내었다. 본 아이패드 그림 시리즈는 2021년 런던의 왕립 예술 아카데미에서 전시되었으며, 비평가들의 많은 찬사를 받았다. 호크니의 아이패드 작업들은 전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던 팬데믹의 한복판에서도 예술이 여전히 우리에게 기쁨과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3D Mapping projection이라는 첨단 기법을 사용하여 전시의 스케일을 미술관 밖으로 확장시켰다. 'Bigger Closer (not smaller further away)'라는 타이들의 본 전시는 그의 작품인생 60년을 돌아보는 회고전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압도적인 센세이션을 선사하고 있다. Light House에서 개최되고 있는 본 전시는 기존에 호크니가 시도하였던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평면적인 그의 회화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관객들이 작품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본 전시는 1950-1960년대 초기작품에서 부터 최근 작업에 이르기까지 여느 회고전에서 볼 수 있는 체계적인 시간적 흐름으로 구성되었으나, 이와 동시에 무대미술, 디지털 미술, 거대 프로젝션, 터치 스크린등을 도입하고 여기에 Nico Muhly가 특별히 작곡한 음악을 더함으로 해서 관객들의 몰입감을 더욱 극대화했다.
Bigger Closer (not smaller further away)
Bigger Closer (not smaller further away) 전시에서 사용된 가장 최신의 기술은 4D 프로젝션 매핑이다. 프로젝션 매핑은 크리스티와 같은 고기능성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다양한 이미지들을 3차원 물체에 투사하는 기술인데 이로 인해 제작된 입체적인 애니매션은 관객들로 하여금 증강현실을 경험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물 외관에 프로젝션을 할 경우 그 건물이 한순간에 부서지고 다시 지어지며 또 그 안에서 갑자기 말들이 달려 나오거나 파도가 밀려오는 등 수없이 많은 예측불허한 일루전을 구사할 수 있다. 이는 이미 옥외 광고와 캠페인 그리고 크고 작은 페스티벌등에서 활발히 상용화되었기에 상업 미술계에서는 새로울 바 없는 기술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에는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거장의 작품의 이미지들을 라이센스 받아서 엔터테인먼트 형식의 쇼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기술이 현대미술에 이렇게 대규모로 적용된 경우는 호크니의 회고전이 최초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젝터를 한대를 대여하는 비용이 수억을 호가하는 것이라 일반 미술관에서는 엄두도 못 내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상업 미술에서 애용되는 이러한 맵핑 프로젝션 기술을 현대미술에 도입한다는 것은 호크니 전세에 어마 어마한 경제적 뒷받침이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더불어 자신의 작품에 상업미술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강행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본 회고전에서는 그의 초기 대표작 'A Bigger Splash (1967)'가 맵핑 프로젝션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현되었는데 음악과 함께 구부러진 벽에 투사된 본 작품은 관객들로 하여금 실제로 그 수영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새로운 기술의 선구자, 색채와 구성의 대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자라는 다양한 수식어들이 함께 따르는 데이비드 호크니는 이러한 그의 예술 분야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6월 10일 지금은 타계하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항상 예술의 한계를 뛰어넘고 아름답고 생각을 자극하며 전 세계 관객들을 지속적으로 감동시키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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