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미술의 역사는 서양미술사의 근간이 되었다. 우리가 지금 접하는 미술의 양식, 특히, 회화는 본래 종교화의 발전과정이 초석이 된 것이라 단언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기독교가 번성하기 시작한 13세기 중세시대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독교 미술의 진화 과정을 한눈에 담아보려 한다. 특히, 앤디워홀의 최근 전시 '앤디워홀: 요한계시록(Andy Warhol: Revelation)'을 통해 팝아트의 거장의 작품에 녹아내려간 종교적 믿음에 대해 잠시 드려다 보려 한다.
기독교 미술의 출현
서양의 기독교 미술은 기독교의 교리와 교훈을 그림으로 그려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파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술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성경은 라틴어로 기록이 되어 있었는데 이는 교육받은 극소수의 귀족층의 사람들만이 읽고 이해할 수 있어서 서민들은 성경의 내용을 글로써 습득할 수 없었다. 중세시대부터 시작된 기독교 미술은 이후 르네상스, 바로크, 낭만주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식의 변화를 거치며 그려졌다. 성인들의 발차취와 함께 신의 메시지가 담긴 성경의 이야기를 묘사하고 그것이 주는 기독교의 교리와 함께 왕권을 강화하는 역할도 하였던 이 미술의 형태는 단독으로 그려진 회화작품이라기보다는 교회의 중정과 벽 그리고 창문에 그려지는 등 교회 건축물의 일부였다. 중세시대에 교회와 수도원들이 많이 세워지기 시작하면서 종교화의 수요도 급격하게 늘어났으며 특히 이 시기는 화려하고 우장한 모자이크와 스테인드 글라스 기법이 많이 사용되었다. 또한 회화 작업들은 등장 인문들의 묘사가 매우 평면적이고 배경이 모두 금박으로 처리되어 전체적으로 매우 장식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는 신과 성인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서 실제 인간의 모습과 차별성을 두고 그 존재 자체에 위엄성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귀하디 귀했던 실제의 금분으로 배경을 메운 데에는 등장인물의 존재의 귀함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성스러운 성령의 빛을 상징하기도 한다.
종교화의 전성시대
15-16세기 르네상스 시대야 말로 기독교 미술의 최대 전성기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철학적 사고가 인본주의로 흘러가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당시 회화의 스타일은 인물의 모습을 가능한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묘사하는 데에 있었다. 따라서, 이 시기의 기독교 미술은 평면적이면서 권위적이었던 이전 중세의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시대의 화가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미술, 특히 조각상들을 탐구하고 원근법 등을 발명해 냄으로 해서 어떻게 하면 입체적인 몸을 표현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연구하였다. 뿐만 아니라 인물 하나하나가 자아내는 인상들을 섬세히 표현하고 이들을 자연이라는 배경과 함께 연출해서 르네상스만의 새로운 미술 양식을 창조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로는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 티치아노, 보티첼리, 독일의 뒤러, 그리고 플랑드르 지역의 얀 반 아이크 등이 있다. 이를 이은 17세기 바로크 시대의 기독교 미술은 매우 극적인 양식을 선보였다. 바로크 미술은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인 구도 그리고 강한 빛의 대비를 사용하여 성경의 내용을 다소 드라마틱하게 연출하였다. 특히, 빛의 강한 대비를 이용한 기법을 '키아로 스쿠로'라고 하는데 이는 이탈리아어로 빛과 어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마치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무대에서 스포트 라이트 하나 만을 받으며 공연되는 성경 속 장면들이 연상된다. 이 시대 대표적인 미술가로는 이탈리아의 카라바조, 카라치, 벨기에의 루벤스,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그리고 스페인의 벨라스케스 등이 있다. 이 외에도 18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화가들은 기독교의 교리와 교훈을 표현하기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더욱 초점을 두었다.
앤디 워홀: 요한계시록
20세기 이후 현대 미술의 다양한 발전과 함께 이 시대의 시대의 기독교 미술은 실로 다양한 양식을 선보인다. 파블로 피카소, 마크 로스코, 앤디 워홀 등은 그들이 창작해 낸 독특한 회화 기법으로 기독교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았다. 이 중 마크 로스코는 추상미술기법을 사용하여 위대한 '숭고'의 이미지를 작품을 통해 보여주었다. 그러나, 20세기 가장 유명했던 앤디 워홀의 작품들을 연상하면 종교적인 메시지와는 가장 거리가 있는 듯 보일 수 도 있다. 실제로 그가 받으며 성장했던 비잔틴 가톨릭 교육이 그의 삶과 작품에 미친 깊은 영향은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 미국에서 순회전을 돌고 있는 '앤디 워홀: 요한계시록' 전시는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신앙과 예술가의 관계를 탐구한다. 평생 동안 워홀은 매주 예배를 거르지 않을 정도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으나 동시에 일생을 게이 남성으로 살았다. 그의 1985년작 '라파엘-마돈나 $6.99'작업과 같이 르네상스 시대의 종교화를 패러디한 작품들을 통해 삶과 죽음, 권력과 욕망, 여성의 역할과 표현, 르네상스 이미지, 가족 및 이민자 전통과 의식, 그리스도의 묘사와 복제, 가톨릭의 몸과 퀴어 욕망과 같은 주제를 표현하였다. 한 인간의 믿음과 그에게 드리워진 사회적 레이블 사이에서 고뇌했던 작가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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