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래스 컬렉션(Wallace Colleciton)의 역사
태양왕 루이 14세의 엄격한 규율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화려함과 향락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프렌치 로코코 (French Rococo) 스타일과 그 이후 마리 앙투와네트 여왕이 즐겨했던 네오 클래식(Neo-Classic)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장식 미술의 전성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박물관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곳은 프랑스 파리가 아닌 영국 런던의 중심가에 위치한 월래스 컬렉션 (The Wallace Collection)이다. 허르포드 하우스 (Herford House)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월래스 컬렉션의 역사는 당시 유럽 최고의 부호였던 영국의 허르포드 후작(marquess) 집안이 1797년에 구입한 대저택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이후 영국 하이소사이어티에서 사교의 여왕이라 불리기도 했던 2대 후작부인에 의해 허르포드 하우스는 19초 영국 귀족들의 사교의 장으로 거듭났다. 영국 최고의 아트 컬렉터였기도 했던 3대 후작은 그의 각별한 벗이었던 영국의 국왕 조지 4세의 아트 어드바이저로서의 역할도 하였다. 또한, 그의 부인인 3대 후작부인은 양아버지였던 국왕 찰스 1세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아 가문의 아트 컬렉션을 확장시켰다.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가 인생의 대부분을 파리에서 보낸 4대 후작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예술적인 안목과 막대한 부를 가지고 19세기 유럽 최고의 컬렉터로 거듭났다. 평생을 미혼으로 살았으나 그의 연인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고 법적으로 혼외 자식이었던 아들은 어머니의 성을 물려받게 되는데 그가 바로 지금의 월레스 컬렉션 박물관을 만든 리처드 월래스 경(Sir Richard Wallace)이다. 4대 후작의 유일한 혈육으로서 허르포드 집안의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물려받은 아트 컬렉션을 성장시켰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온 월레스 경은 당시 영국 최고의 아트 컬렉터이자 예술의 후원인이 되었고 이공을 인정받아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Queen Victoria)으로 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1871년 5대 후작으로부터 허르포드 하우스를 구매하여 본인의 컬렉션을 보관하는 수장고로 사용하였다. 이것이 바로 현재 월래스 컬렉션의 전신이다.
바로크 시대의 대표 소장품
르네상스 시기부터 신고전주의에 이르기까지 총 730여 점의 방대항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는 월레스 컬렉션은 한 개인의 소장품으로써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특히, 3대 후작 시기 때 구입되었던 소장품들을 보면 당시 19세기 유럽 귀족들의 취향과 멋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이중 세브흐 도자기(Sevres porcelain)는 18세기 유럽의 귀족들 사이에서 최고의 사치품으로서 인기를 누렸다. 세브흐 도자기는 지금도 크리스티나 소더비 경매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당시 3대 후작이 왕실의 아트 어드바이저였던 터라 왕실의 예술 소장품은 허르포드 집안의 그것과 많이 닮아 있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17세기 유럽의 바로크 (Baroque) 양식의 회화 작품들이다. 네덜란드의 렘브란트(Rembrandt)와 프란츠 할츠(Frans Hals), 스페인의 벨라스케스(Velasquez), 벨기에의 루벤스 (Rubens), 이탈리아의 도미니치노, 그리고 프랑스의 푸생(Poussin)과 같이 17세기 바로크라는 미술의 양식을 공유했던 다양한 유럽 작가들의 작품들은 현재 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그레이트 갤러리(Grate Gallery)'의 큰 벽면에 함께 설치되어 있다.
로코코 시대의 대표 소장품
월레스 컬렉션의 꽃은 바로 로코코 양식의 예술품을 들 수 있겠다. 로코코(rococo)의 어원은 프랑스어로 'rocaille' 즉 '이지러진 돌', '고르지 못한 땅'등을 일컬으며 자유롭고 유기적인 자연의 패턴을 차용한 로코코 스타일의 장식을 일컫는다. 로코코 미술은 프랑스의 국왕 루이 15세와 마담 퐁파두르(Madame de Pompadour)의 사랑과 우정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두 인물은 로코코 미술의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한 예로 마담 퐁파두르는 세브르 도자 기술의 발전을 위해 도방 전체를 자신과 왕의 주거지였던 샤토 벨브 (Chateau Bellevue)로 옮기고 그로 하여금 대대적인 후원을 하게 했다. 당시 프랑스 도예가들은 월등히 뛰어났던 동아시아의 도자 기법을 따라잡기 위해 매우 세밀한 묘사가 가능한 프랑스만의 독특한 도자기법을 개발하였다. 루이 15세는 매월 1일 날 궁정에서 도자 경매를 열어 왕실의 각료들과 귀족들에게 도자기 구입을 강요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마담 퐁파두르 당시 루이 15세의 식어가는 사랑을 더욱 공고히 지키기 위해 당대 최고의 로코코 화가였던 프랑수아 부쉐에게 자신과 왕의 사랑을 로마 신화에 나오는 태양신 아폴로와 물의 여신 테티스에 비유하여 그리게 하였는데 이는 월레스 컬렉션 2층에 위치한 중정에 설치되어 있다. 이 외에 이 두 사람의 사랑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이 Oval Drawing Room에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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