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을 통한 마음의 웰빙

서양미술사에 그려진 모성애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피카소

by 웰빙클래스100 2023. 5. 3.

5월 가정의 달은 그 여느 때 보다 부모와 자식 간의 끈끈한 애정의 고리를 확인하는 달이다. 이번 글에서는 어버이날을 맞이하며 서양 미술사로 보는 모성애의 역사와 기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더불어, 입체파의 대부인 피카소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어머니의 사랑과 그리움 어떻게 표현하였는지도 들여다보고자 한다.

 

Leonardo da Vinci, The Virgin and Child with St.Anne and the Infant St.John the Baptist

 

서양미술에 나타난 모성애의 기원

서양 미술의 역사에서 '모성애(motherhood)'는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다루어졌다. 미술사적 전문용어로 'Mother and Child(모자상)'이라 불리는 이 모티브는 서양미술에서 '성모 마리아와 예수님'의 모습으로 재현되었다. 사실, 이러한 모성애의 기원은 이보다 훨씬 이전인 고대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아이시스(Isis) 여신이 자신의 아들 호러스(Horus)를 품에 안고 보살피는 석상은 이집트인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어필하는 모성애를 상징한다. 하늘, 사냥, 전쟁등 용맹함의 상징이었던 호러스가 어머니의 보살핌으로 그 근원적인 에너지를 받는 모습은 고대 이집트가 끝나는 날까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스 프톨레미 (Ptolemaic) 시기와 로마시대에 까지 전해져 내려온 아이시스와 호러스의 모자상은 지금까지도 고대 이집트 연구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모자상의 전성기

모자상의 전성기는 유럽의 기독교 역사와 함께 한다. 중세유럽의 서민들은 대부분 녹녹지 않은 삶을 살았기에 삶의 많은 부분을 종교에 의지 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성경은 라틴어로 쓰여 있어서 배우지 못한 서민들은 성경을 읽을 수 없었기에 성경의 내용을 서민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회화로 재현하여 교회 내부에 건축물의 일부로써 설치하였다. 엄격했던 중세의 기독교는 신이 인간에 빗데어 표현되는 것을 금기시하였으므로 인물의 표현이 평면적이고 딱딱하며 차가웠다. 고로, 중세 때 그려진 모자상에 나타난 아기예수의 얼굴은 매우 근엄한 성인의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나 인간중심의 철학을 추구했던 르네상스(Renaissance)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 시기에 재현된 모자상들은 이전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인간과 자연을 탐구했던 르네상스 아티스트들은 인물을 가장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하였다. 따라서, 이 시기에 그려진 아기 예수의 모습은 포동포동하고 귀여운 실제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를 바라보는 마리아의 표정에는 따스한 모성애의 기운이 넘쳐났다. 한 예로 초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선구자인 마사치오(Masaccio)의 작품'The Virgin and Child'에는 그가 인물의 입체적 표현을 위해 연구했던 원근법과 빛의 사용 대한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친퀘첸토(Cinquecento)라 일컫는 전성기 르네상스 시대의 3인방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미켈란젤로(Michelangelo) 그리고 라파엘(Raphael)은 이러한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인체의 표현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켜 모성애를 자신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였다. 특히, 다빈치의 모자상에는 아기예수, 마리아와 함께 마리아의 어머니인 성녀 안나(St. Anne)도 자주 등장하는데 마리아에 대한 성녀 안나의 사랑은 끈끈한 모성애를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자아냈다. 반면, 미켈란젤로 (Michelangelo)는 죽은 예수를 무릎에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을 한 피에타 (Pieta) 조각상을 통해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어머니의 처절한 아픔을 표현하기도 했다.

 

피카소의 작품에 나타난 모자상

이렇듯, 모성애에 대한 내러티브는 근현대 미술에까지 이어지는데 특히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의 작품 세계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스페인 출신으로 파리에서 전성기를 보낸 피카소는 실험적인 회화의 기법을 통해 큐비즘(Cubism)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살아생전 아티스트로서 많은 부와 명예를 누렸지만 그에게도 암울하고 배고팠던 시기가 있었으니 미술사는 이 시기를 '청색시대(Blue Period)'라 기록한다. 1901년부터 1904년에 걸쳐 제작된 이 시기의 회화에는 당시 작가가 짊어지고 있던 고단한 삶의 무게가 우울한 톤의 푸른빛으로 그려져 있다. 이 시기의 작품에선 아직은 전통적이 회화방식이 보이는데 그의 1901년 작 'Mother and Child'에 그려진 어린아이의 모습은 마치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던 작가에 절실함이 투영되어 있는 듯하다. 이 작품은 피카소가 가장 존경한 아티스트였던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가 그의 친구의 부인과 아들을 그린 모자상 'Roulin Family'시리즈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