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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통한 마음의 웰빙

아랍의 파리, 베이루트의 현대미술과 아트마켓

by 웰빙클래스100 2023. 4. 22.

베이루트는 아랍지역의 파리(Paris)라고 불릴 만큼 오래된 문화적 유산과 도시의 세련됨이 공존하는 도시이다. 가톡릭교회와 이슬람 모스크가 맞닿아 있고, 밤에는 나른한 재즈 음악이 도시를 감싸는 매력적인 도시 베이루트는 중동 및 아랍 현대미술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이번 글에서는 아랍현대미술의 싱크탱크의 역할을 하기도 하는 베이루트의 현대미술과 아트 마켓의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아랍의 파리, 베이루트

'아랍지역의 파리(Paris)'라고 불리는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Beirut)는 인구 150,0000명이 살고 있는 중동의 메트로폴리탄이다. 시리아와 이스라엘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500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모하마드 알아민 모스크(Mohammad Al-Amin Mosque), 마그헨 아브라함 시나고그(Maghen Abraham Synagogue) , 세인트 조지 마리오니트 성당은 (St. George Marionite Carthedreal) 역사적으로 이슬람, 유대교, 가톨릭, 그리스 정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교와 그에 따른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해 왔음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따스한 햇살과 바다, 그리고 싱그러운 로제 와인과 아랍풍의 재즈 음악이 공존하는 이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이웃 국가들이 끊이지 않는 정치적인 대립 사이에서 안전한 내일을 약속받을 수 없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래서일까? 베이루트의 시민들은 그만큼 열정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이렇게 찬란한 문화와 대립된 불안하기만 한 정치 사회적 환경은 현대미술작가들의 작업세계에 중요한 촉매 역할을 해 왔다.

베이루트의 현대미술

라미아 요레이그(Lamia Joreige), 아크람 자타리(Akram Zaatari)의 작업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곳의 현대미술은 시간적 미술의 형태가 주를 이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말해 촌각을 다투는 현실의 긴장감을 신속하게 담아낼 수 있는 사진, 비디오라는 매체는 이곳 아티스트들에게는 회화, 조각등 전통적인 예술의 형태보다 훨씬 더 당위성이 있다. 비단, 예술 활동을 뒷받침해 줄 국가적 지원이나 국공립 미술기관의 시스템이 거의 부재하나 모나 하툼(Mona Hatoum)과 왈리드 라드(Walid Raad)와 같은 레바논 출신의 국제적인 아티스트들 및 아시칼 알완-레바논 조형미술협회(Ashkal Alwan-the Lebanese Association for Plastic Arts), 베이루트 아트 센터(Beirut Art Centre)등의 사립 미술기관과 큐레이터, 딜러, 그리고 컬렉터들이 모두 힘을 합해 이곳의 아트신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중 레바논의 '아시칼 알완 - 레바논 조형미술협회'는 이 지역 현대미술의 토대를 개척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랍어로 색과 형태를 의미하는 아시칼 알완(Ashkal Alwan)의 디렉터인 크리스틴 토메 (Christine Tohme)는 Video Works와 Home Works Forum 등의 아트 프로그램을 통해 안으로는 내실을 다지고, 아랍에미리트의 샤르자 비엔날레 (Sharjah Biennale) 등과의 협업을 통해 밖으로는 국제 미술계와의 연계를 하여 국내 작가들의 활동영역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 오고 있다.

아트마켓

비록 위에 언급한 비영리 아트씬보다 국제적인 인지도는 아직 높지는 않으나 이곳에도 베이루트 아트 페어(Beirut Art Fair) 이름으로 국제 아트페어가 개최되고 있다. 2010년 메나사트페어(MENASART Fair; Middle East, North Africa, South Asia와 Art Fair가 중첩된 단어로써 중동·북아프리카·동남아시아를 어우르는 아트 페어라는 의미)라는 이름으로 발족한 본 페어는 안타깝게도 2019년을 마지막으로 베이루트를 떠나야 했다. 그동안 레바논에 몰아닥친 크고 작은 악재들로 인해 물리적으로 도저히 페어를 개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술품을 트레이딩 할 수 있는 제반여건들이 모두 마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이루트 아트 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페어를 위성페어로 재 정비해서 지난 2021년 프랑스 파리에 첫 발을 내디뎠다. 페어의 이름 또한 중동과 북아메리카의 아티스트를 어우른다는 의미로 '메나트(MENART)'라 개명하여 그동안 페어와 함께 일해온 갤러리들과 아티스트들을 프랑스의 컬렉터와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을 하였다. 지난 2023년 2월에는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24곳의 갤러리와 146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소규모의 부티크 페어로 제2회를 오픈했다. 특히, 올해 페어의 참여 작가들 중 42%가 여성작가로서 그동안 여성 작가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이 지역에서 일어난 반가운 변화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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