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중국계의 세계적인 현대미술 아티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의 작품세계를 그의 대표작품 'Remembering (2019)'과 'Sunflower (2010)' 작업을 통해 드려다 보고자 한다.
아이 웨이웨이 (Ai Weiwei)
아이 웨이웨이 (Ai Weiwei)는 현재 런던을 기점으로 유럽 전역을 오가며 설치, 회화, 건축, 인권운동, 전시기획 등 다방면에 걸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현대미술작가이다. 그는 1957년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시인이셨던 아버지가 중국의 문화혁명기에 반우파 운동을 하여 중국 신장 지역으로 온 가족이 하방(下放)되어 그곳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참고로, 하방이란 중국 문화혁명기에 정부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도시 청년과 지식인들을 농촌으로 귀향을 보내 정치적 징벌을 의미한다. 1978년에 베이징 영화학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 후 1979년에는 중국의 전위예술 그룹 스타그룹(Stars Group)을 결성해 활동했다. 스타그룹은 아이 웨이웨이를 비롯해 Huang Rui, Li Shuang, Ma Desheng 그리고 Wang Keping이 멤버로서 전통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아티스트들로 구성되었으며, 길거리 전시, 퍼포먼스, 프로테스트, 리딩 등 기존의 전형적인 예술의 형태에 벗어난 작업들을 하였다. 당시 중국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도 서슴지 않았기에 정부로부터 많은 탄압을 받았다. 따라서, 이는 아이 웨이웨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중국을 떠나 당시 전위예술의 본 고장이었던 뉴욕으로 이주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981년 뉴욕으로 건너간 그는 마르셀 뒤샹을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미국의 팝아트등 다양한 미술의 형태와 표현을 접하며 미술에 대한 견문을 넓혀 나아갔다. 1993년 중국으로 돌아온 후에 북경의 차오창디 지역에 예술촌을 형성하는 데에 앞장섰고 이후 중국의 전통적인 유형, 무형 문화재들을 재료 삼아 작품에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내었다.
작품세계 'Remembering'
그의 작품의 소재는 중국의 전통적인 청화 백자에서 부터 이태리의 무라노 유리공예, 레고블록, 인터넷을 이용한 블로그, SNS, 트위터 등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전통과 현대를 오간다. 그러나 그의 그의 작품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작품의 물리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이며 이 과정을 통해 파생되는 세상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뉴욕에서의 유학생활을 마친 후 중국으로 돌아온 작가는 인터넷블로그를 통해 아티스트로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만들고 중국의 오디언스들과 소통하였다. 그러던 중 2008년 중국의 쓰촨(Sishuan) 지역에서 발생했던 진도 7.9의 대지진은 그로 하여금 예술이 동시대에서 가지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8만 명의 사상자를 낸 이 대 재앙은 당시 부실공사로 지어진 이 지역 공립학교들과 공공주택들이 지진에 이기지 못하고 모두 무너져 내린 것이 큰 원인 중 하나였다. 때문에 대부분의 사상자들이 당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것은 당시 중국인들에게 커다란 슬픔과 정부에 대한 불신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실책을 감추기 바빴던 당시 정부의 대처와는 반대로 아이 웨이웨이는 인터넷을 통해 시민 조사단 100명을 꾸려서 사상자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피해를 입었던 가정을 하나하나 방문해서 가능한 감정을 제외한 기억된 사실들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입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조사단의 여러 명이 중국 공환에 끌려가 많은 고충을 당해야 했고, 아이 웨이웨이 마저 감옥에 감금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마침내 5219명의 어린이 사상자에 대한 정보와 피해자들의 사진을 최대한 수집하는 데 성공하였고, 'Remembering (2019)'이란 설치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본 작업은 2019년 독일 뮌헨의 현대미술관(Haus der Kunst) 외벽에 설치되었다. 독일의 독재자이자 미술애호가였던 히틀러의 취향이 담긴 건축물이기도 한 본 미술관의 역사적 배경과 작품에 담긴 중국의 역사적 사건이 오버랩되어 파워풀한 메시지를 담아내었다.
'Sunflower'
이듬해인 2010년에는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유니레버 커미션 프로젝트로 'Sunflower(해바라기)'라는 설치 작업을 발표하여, 세계 미술계를 감동시켰다. 총 1억 개의 수제 도자기 해바라기 씨앗으로 구성되어 있는 본 작품은 중국의 전통적인 청화 백자의 기법으로 중국 징더전(Jingdezhen)에 거주하는 1600여 명의 공예인들에 의해 수작업으로 제작되었다. 중국 징더전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왕실에 그릇을 납품하는 산업을 해왔다. 왕조가 사라지면서 주 고객층이 없어지고 나날이 중국인들의 취향마저 모던하게 바뀌면서 과거에 화려하게 만개했던 이곳의 전통 산업은 서서히 지고 있었다. 아이 웨이웨이는 본 프로젝트에서 이 지역 공예인들에게 작품 제작을 의뢰하여 단기간이지만 먹고살 수 있는 금전적인 판로를 개척해 주었다. 더불어 글로벌 현대미술의 언어를 중국의 독특한 지역적 특색을 통해 만들어 냄으로 해서 작품에 글로칼리티를 담아내었다. 중국의 마오쩌둥을 상징하기도 했던 해바라기 꽃의 씨앗들은 과거 중국의 최대 수출품이기도 했던 중국 도자기를 제작하는 방법으로 대량 생산되었다. 밀레니엄 이후 세계 대량 복제 산업의 중심부로 급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동시대의 소비문화 그리고 중첩된 마오쩌둥의 이념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이루고 있는 작업이다. 본 전시장 한켠에 작가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모니터들이 설치되었으나 불행히도 작가가 중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이유로 중국 공안에 끌려가 감금을 당하여 연락이 두절되었기에 실제로는 이용되지 못했다.
'예술을 통한 마음의 웰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의 발명이 가져온 미술의 진화, 인상주의와 모더니즘 미술의 출현 (0) | 2023.05.12 |
---|---|
과일속에 감추어진 알레고리 미술: 사과, 포도, 오렌지 (0) | 2023.05.06 |
서양미술사에 그려진 모성애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피카소 (0) | 2023.05.03 |
영국 월래스 컬렉션의 역사와 대표 소장품 (0) | 2023.05.01 |
아랍의 파리, 베이루트의 현대미술과 아트마켓 (0) | 2023.04.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