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글에서는 패션과 아트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최초의 협업이었던 살바도르 달리와 엘사 스카퍼렐리의 작품 ‘Organza Dinner Dress with Painted Lobster’를 비롯하여 동시대 현대미술과 패션계의 협업에 관해서도 살펴보고자 합니다.
패션과 아트의 콜라보레이션
패션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은 두 분야 간의 창조적인 융합을 통해 독특하고 매력적인 예술 작품과 패션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협업은 예술적 표현양식과 패션의 스타일을 조합하여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문화와 사회에 대한 이슈를 다루어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도 기여합니다. 패션 디자이너와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조각가, 그래픽 디자이너 등 양쪽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서로의 영감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독특한 시각과 기술을 결합하여 협업 작업을 완성해 나갑니다. 이러한 협업은 패션쇼, 전시회, 뮤지엄 컬렉션, 공공미술, 광고 캠페인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될 수 있으며, 패션 디자이너는 미술 작품의 주제, 색상, 패턴 등을 자신의 의상 디자인에 적용하여 구상하고 제작합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는 유명한 예술 작품을 모티브로 한 패턴을 만들거나 예술 작품의 이미지 그대로를 옷이나 가방을 만드는 페브릭에 그대로 전사시키기도 합니다. 반대로, 예술가들은 패션의 형태와 소재 그리고 그 콘셉트에 영감을 받아 설치, 조각, 회화, 비디오 작업 등을 만들어냅니다. 이렇듯, 패션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은 두 분야 간의 상호 보완적이고 창의적인 융합을 통해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이는 현대 미술의 개념을 확장하고, 패션의 디자인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협업뿐만 아니라 미술계와 패션계의 협력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시, 팝업 스토어, 컬렉션 발표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미술과 패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제공하는 시도들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와 엘사 스카퍼렐리
패션과 미술의 최초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Organza Dinner Dress with Painted Lobster’입니다. 오르가나 천으로 만들어진 디너 드레스에 랍스터 그림을 입힌 본 작품은 패션 디자이너 ‘엘사 스카퍼렐리(Elsa Schiaparelli)’와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í’)의 협업으로 탄생한 매우 신선하고 독특한 작품입니다. 이 드레스는 1937년 당시 미국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왈리스 심슨(Wallis Simpson) 윈저 공작부인’이 당시 보그(Vogue)지의 화보 촬영 때 입을 용도로 제작되었으며 그 시대의 가장 전위적인 의상 중 하나로 꼽힙니다. 당시 두 번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던 미국인 왈리스 심슨은 유부녀의 신분으로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8세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와 결혼하기 위해 이혼을 하지만 영국의 왕실의 법도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왕실로부터 정식적인 결혼승낙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이에 에드워드 8세는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왕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사랑을 선택하였고 이는 영국의 많은 여성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심슨은 막대한 부를 가지고 있었고 패션 감각도 뛰어나서 당시 패션을 리드하는 셀러브리티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심슨 부인이 선택한 전위적인 드레스는 당시 영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오기 충분했습니다. 이 드레스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매우 전통적인 여성스러움을 자아내고 있으며 특히 오르가니 패브릭의 투명한 빛은 드레스의 우아함을 극대화합니다. 그러나, 여기에 생뚱맞게 더해진 초현실주의의 상징적 이미지, 즉 ‘가재’의 이미지는 이 드레스를 시크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로 탈바꿈시킵니다. 이외에도 스카퍼렐리와 달리는 지속적으로 협업을 이어 나갔습니다.
동시대 현대미술과 패션
이러한 아트와 패션의 콜라보레이션은 동시대에서 더욱 활발히 이루어집니다. 루이 뷔통(Louis Vuitton)과 현대미술작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협업, ‘마스터스(Masters)’는 미디어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쿤스의 대표시리즈인 ‘Gazing Ball Paintings’의 작품을 루이뷔통 가방소재에 프린트하여 전통적인 미술 작품의 아름다움과 제프 쿤의 독특한 스타일을 결합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과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 또한 흥미로운 협업을 진행하였는데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해골을 각자의 작업에 모티브로 썼다는 것입니다. 맥퀸은 해골 패턴을 스카프와 드레스등에 프린트하고 가방에는 팬던트롤 만들어 부착하였습니다. 반면 허스트는 실제 인간의 해골을 다이아몬드로 장식하였고, 이를 촬영한 사진에 다이아몬드 더스트를 입히고 다양한 규격의 에디션으로 제작하여 판매하였습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으로 두 사람은 허스트의 'Entomology'시리즈에 쓰이는 나비의 날개가 맥퀸의 해골 패턴을 형성하는 모습으로 디자인된 스카프를 30개의 한정판으로 제작하였습니다. 2016년에는 미국의 예술가인 에드 루샤(Ed Ruscha)가 영국의 패션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Stella McCartney)와 함께 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비틀스의 멤버인 폴 맥카트니의 장녀로서 그녀의 디자인 철학은 동물학대가 없는 생산윤리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본 협업에서는 그녀의 겨울 캠페인인 Stella Cares에 에드 루샤의 텍스트 작업’Boy Scout Utility Modern’을 차용하여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외에도 일본 아방가르드 패션의 아이콘 ‘꼼므 데 갸르송 (Comme des Garçons)’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카와쿠보 레이(Rei Kawakubo)는 모던 댄스의 전설적인 안무가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Body Meets Dress, Dress Meets Body'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이는 인간의 몸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으로써 현대 무용과 아방가르드 패션의 개성 있는 조합이라는 호평과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렇듯, 패션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은 두 분야의 창조적인 역량을 결합하여 특별하고 독창적인 작품과 제품을 선보이는 중요한 현상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예술과 패션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더욱 즐길 수 있으며, 문화와 예술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패션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와 아티스트 간의 협업을 통해 창조적인 작품과 제품을 선보이는 플랫폼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고유한 아이덴티티와 스타일을 가진 브랜드와 예술가의 표현력을 결합하여 새로운 시각적 경험과 예술적 가치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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