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에서는 18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낭만주의 아티스트 프란시스코 고야 (Francisco Goya, 1746-1828)의 작품으로 본 당시 스페인의 혼란했던 시대상을 그린 영화 '고야의 유령들(Goya's Ghosts)'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고야의 유령들' 시놉시스
영화 '고야의 유령들(GOYA'S GHOSTS)'은 2006년에 개봉한 미국과 스페인의 공동 제작 영화로 18세기 스페인의 낭만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눈을 통해 전해지는 화려한 역사적 서사시입니다. 이 영화는 스페인의 이단심문회(인퀴지션)가 끝나고 나폴레옹의 군대에 의한 스페인 침공의 시기에 일어난 정치적 혼란을 배경으로 합니다. 영화는 18세기 스페인 왕실의 정치와 국민들의 삶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배경으로 전쟁으로 인한 삶의 잔혹함을 작품으로 표현한 프란시스코 고야의 예술세계의 본질과 아름다움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를 연기한 스텔란 스카스가드(Stellan Skarsgård)와 인퀴지션 시기의 주요 인물 중인 하나인 브라더 로렌조를 맡은 하비에르 바르뎀(Javier Bardem)입니다. 로렌조는 인퀴지션 내부의 의문스러우면서 매우 간교한 멤버로서 이단자로 누명을 쓰게 된 젊은 여성 이네스(나탈리 포트먼 분)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이네스는 한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소문이 크게 와전되어 유대교 신자로 몰리며 이단자로 고소되어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갇힌 이네스는 참혹한 고문으로 사지가 찢어지는 아픔을 겪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이에 못 이겨 본인이 유대인이라는 거짓 고백을 하게 됩니다. 감옥에서 로렌조의 아이를 낳고 스페인이 프랑스 나폴레옹에게 정복이 되며 비로소 감옥에서 풀려나게 됩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온 이네스는 전쟁으로 인해 모든 가족들을 잃고 또다시 혼자가 됩니다. 또한, 사방에 프랑스 침공으로 인한 시민들의 학살이 자행이 되며 감옥과는 또 다른 지옥을 경험하게 됩니다. 반면 스페인에서 쫓겨난 로렌조는 프랑스와 한편을 먹고 의기양양하게 귀향을 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인물들의 인물들의 욕망, 사랑, 배신, 인간성 등 다양한 감정과 인간의 복잡한 면모를 다루어지고 이것들은 모두 고야의 작품에 상징적으로 담깁니다.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
프란시스코 고야는 18세기 스페인의 대표적인 화가로서 에칭, 즉 동판화라는 판화의 기법을 많이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림을 배우던 시절 17세기 바로크 미술의 대가인 디아고 벨라스케스와 피터폴 루벤스의 작품들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스페인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자신만이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갔습니다. 고야의 젊은 시절 스페인의 궁정화가로 활동할 당시에는 당시 유럽귀족들 사이에 대 유행이었던 로코코 양식의 영향을 받아 화사하고 귀족적인 화풍으로 로열패밀리들의 초상화를 그렸습니다. 그러나 별안간 콜레라에 걸려 청각을 상실하게 되면서 그 후 5년간은 외부와의 접촉을 거의 하지 않게 되고 집에서 홀로 생활하게 됩니다. 당시 그는 프랑스혁명에 대한 동경으로 이에 관한 연구를 하게 되며, 당시 부패한 가톨릭에 심취했던 스페인의 성직자들을 악마로 표현하고 이들에게 사로잡혀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희생량으로 표현하는 동판화 작업을 다수 제작하였는데 후에 '카프리초스(변덕)'라는 제목에 판화집으로 출간하게 됩니다. 본 작품집은 비단 부패한 가톨릭 교회뿐만이 아니라 모든 문명사회가 시간이 지나면 악습과 무지, 이기심으로 인해 결점과 실패로 가득 차게 된다는 것을 경고하기도 합니다. 그 후 1808년에서 1814년까지 프랑스의 스페인 침공으로 인한 반도 전쟁이 일어납니다. 고야는 비록 프랑스혁명의 지지자였으나 프랑스군이 스페인 국민에게 자행한 잔인함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었습니다. 여기서 보이는 인물들의 사실적인 감정의 묘사는 현시대에도 그를 대가로 평가받게 합니다. 특히 '1808년 5월 3일의 처형'은 프랑스군의 잔혹한 처형행위를 생생하게 기록하여 당시 스페인 전역에 몰아쳤던 공포와 비참함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고야는 전쟁이 끝난 후에도 왕실로 돌아가지 않고 시골의 외딴집에서 가정부와 그 둘의 사생아를 기르며 작품활동에 몰두하는데 이 시기에 그린 그림들을 '검은 그림 연작'이라고 불립니다. 이 시기에 그린 작품들에 묘사된 인물들은 어두운 배경 안에서 이성과 광기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가운데 '자식을 삼키는 사트루누스'가 특히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루벤스가 1636년에 그린 '자식을 삼키는 사트루누스' 작품을 본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표현한 작품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스페인 최고의 미술기관인 프라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피카소를 비롯한 무수한 후대의 미술가들의 작품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감독과 비평
영화 '고야의 유령들'의 감독을 맡은 밀로스 포만(Milos Forman)은 1932년 체코슬로바키아(현 체코 리퍼블릭)의 태생으로 미국으로 이주하여 국제적인 영화배우로 대성하면서 문화계에서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대표적인 영화인으로 기록됩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세계적인 명작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아마데우스’가 있습니다. 975년에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원제: One Flew Over the Cuckoo's Nest)는 켄 케이시(Ken Kesey)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인상파 배우 잭 니콜슨(Jack Nicholson)과 루이즈 플레처(Louise Fletcher)가 주연을 맡았으며 초연당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AFI선정 세계 100대 영화에 선정될 정도로 걸작으로 평가받았습니다. 1976년에는 아카데미시상식에서 5개 부분의 상을 석권한 전설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영화 '고야의 유령들' 그가 말년에 제작한 영화로써 지난 영화들과는 달리 평론가들과 관객들 사이에서 반응이 분분했습니다. 당시 스페인의 시대적 배경 안에서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변화를 상세하고 미학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는 일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반면 당시 실제의 시대적 배경과 영화 안에서의 그것이 일관성이 없고 구성도 약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부분의 평론가들로부터는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 예로 영화 평론가인 로저 이버트(Roger Ebert)는 본 영화를 4점 만점에 2점으로 평가하며 비판적인 리뷰를 남겼는데 영화의 내용과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를 지적하며, 너무나도 복잡한 이야기를 하나의 영화에 담아내려다 본질을 잃어버린 실패한 영화라는 것이 그것이다.
비평가들의 평가야 어떻든 본 영화 '고야의 유령들'은 고야라는 한 대가의 작품세계와 삶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로서 그의 작품을 통해 인간사의 어두움과 추악함과 그리고 모순적인 면모를 미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계기를 제시하는 흥미로운 영화인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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